디지털 자산의 시대, 새로운 상속의 개념이 등장하다
현대 사회에서 자산의 개념은 단순히 부동산이나 예금에 그치지 않는다.
이메일, 클라우드 문서, SNS 계정, 암호화폐, 온라인 쇼핑 포인트까지 모두 개인의 디지털 자산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우리가 세상을 떠난 뒤 이 자산들이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비밀번호나 접근 권한을 가족에게 남기지 않으며,
플랫폼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사망자의 계정을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유족이 고인의 사진, 이메일, 또는 투자 자산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직업이 바로 디지털 자산 상속 컨설턴트다.
이들은 법률, 기술, 보안 지식을 종합해 개인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사망 이후에도 지정된 상속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전문가다.
즉,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잇는 디지털 시대의 상속 설계사다.

디지털 자산 상속 컨설턴트의 주요 업무와 절차
디지털 자산 상속 컨설턴트의 업무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째, 고객의 디지털 자산 파악 단계다.
이메일 계정, 클라우드 스토리지, SNS, 암호화폐 지갑, 온라인 구독 서비스 등
개인이 소유하거나 접근 권한을 가진 모든 디지털 정보를 목록화한다.
이때 컨설턴트는 각 서비스의 이용약관과 관련 법률을 검토해
사망 시 데이터 이전이 가능한지 여부를 분석한다.
둘째, 보안 및 접근 체계 설계 단계다.
모든 계정의 비밀번호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컨설턴트는 암호화된 ‘디지털 금고(Encrypted Vault)’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이 설정한 상속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는 2단계 인증, 생체 정보 인증, 스마트 계약 기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법적 절차 및 상속 계획 단계다.
컨설턴트는 변호사와 협력해 디지털 자산을 유언장이나 신탁 계약 형태로 명시하고,
사망 시점 이후 실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내 유튜브 채널의 수익은 딸에게”, “내 블로그 데이터는 공익재단에 기증” 같은
구체적 의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는 기술과 법률을 매개하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한다.
수입 구조와 실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
디지털 자산 상속 컨설턴트는 현재 금융권, 법무법인, IT 보안업체를 중심으로 점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면서, 디지털 자산의 상속 문제는 단순한 개인 이슈를 넘어선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관된 자산은 비밀번호나 개인 키가 없으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전문 컨설팅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프리랜서 혹은 독립 컨설턴트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으며,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다.
1회 자산 관리 컨설팅 비용은 약 50만 원에서 300만 원 수준이며,
법률 자문이나 기술 보안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경우 수천만 원 단위의 계약도 발생한다.
또한 일부 기업은 정기 구독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해
‘디지털 상속 구독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Digital Legacy Management’라는 이름으로
전문 교육 과정이 개설되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자동 자산 추적 시스템과 연계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즉, 이 직업은 법률·보안·AI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컨설팅 산업으로 성장 중이다.
죽음 이후의 데이터 관리, 인간 존엄의 새로운 형태
디지털 자산 상속 컨설턴트의 일은 단순히 재산을 이전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디지털 정체성’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누군가의 이메일, 사진, 영상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흔적이다.
따라서 이 직업은 죽음 이후에도 개인의 존엄과 기억을 존중하는 기술적 윤리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 유품이 늘어날수록,
이 분야의 전문가는 가족의 정서적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예를 들어, 고인의 음성을 복원하거나, SNS 기록을 아카이브로 정리해주는
‘디지털 추모 서비스’가 결합되면, 컨설턴트의 업무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도 디지털 상속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어,
이 직업은 향후 공공기관, 보험사, IT 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디지털 자산 상속 컨설턴트는 기술로 인간의 유산을 지키는 새로운 형태의 상속 전문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틈새 직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곤충 식품 연구가’: 미래 단백질 산업의 틈새를 파다 (0) | 2025.10.21 |
|---|---|
| ‘버섯 재배 컨설턴트’: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실내 균사 산업 (0) | 2025.10.21 |
| ‘수경재배 엔지니어’: 물로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의 미래 (1) | 2025.10.20 |
| ‘사이버 범죄 포렌식 전문가’의 실무 세계 (0) | 2025.10.19 |
| ‘가상 인간 매니저’: 메타버스 속 연예인을 관리하는 직업 (0) | 2025.10.18 |
| ‘AI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하는 일과 수입 구조 완전 해부 (0) | 2025.10.18 |
| ‘데이터 큐레이터’: 빅데이터를 정리하는 예술가의 역할 (1) | 2025.10.17 |
| ‘공기 질 테크니션’: 숨 쉬는 환경을 관리하는 사람들 (0) | 2025.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