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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직업

‘가상 인간 매니저’: 메타버스 속 연예인을 관리하는 직업

가상 인간의 탄생과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장

최근 몇 년 사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하면서 ‘가상 인간(Virtual Human)’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이들은 현실의 배우나 모델이 아닌, 그래픽과 AI 기술로 만들어진 디지털 인플루언서다. 이미 국내외 여러 기업이 가상 모델을 광고와 방송, 브랜드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루이비통은 가상 인플루언서를 캠페인에 기용했고, 한국에서는 ‘로지’, ‘한유아’ 같은 가상 인물이 연예인처럼 활동 중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새로운 노동 구조와 산업 생태계의 탄생을 의미한다. 현실의 연예인은 인간 매니저가 담당하지만, 가상 인간은 24시간 활동이 가능하며, AI 알고리즘이 그들의 성격과 대사를 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바로 ‘가상 인간 매니저’다. 이들은 인간이 만든 인격을 관리하며, 마케팅과 기술, 콘텐츠 전략을 모두 다루는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가상 인간 매니저’: 메타버스 속 연예인을 관리하는 직업



가상 인간 매니저의 실제 업무와 기술적 역량

가상 인간 매니저의 일은 단순히 SNS 계정을 운영하거나 영상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선다. 이들은 AI 캐릭터의 세계관, 대화 패턴, 감정 설정, 협찬 제안 관리, 팬 커뮤니티 운영까지 전반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유지한다. 말 그대로, 하나의 디지털 생명체를 관리하는 ‘가상 연예기획사’의 중심 인력인 셈이다.

가상 인간의 매력은 ‘언제나 완벽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를 일관되게 관리하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한다. 매니저는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설정하거나,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대처 전략을 세운다. 또한 기술적 이해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AI 음성 합성(Speech Synthesis), 얼굴 모션 캡처(Motion Capture), 3D 렌더링 엔진 등 다양한 기술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이 직업은 예술적 감각과 데이터 분석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실제로 일부 회사에서는 가상 인간 매니저가 AI 모델의 인게이지먼트 데이터를 분석해 대본을 수정하거나, AI 대화 알고리즘을 미세 조정하는 업무를 맡기도 한다. 즉, 단순한 기획자가 아니라, AI의 ‘감정 언어’를 다루는 디지털 감성 관리자라 할 수 있다.

 

수입 구조와 커리어 확장 가능성

그렇다면 가상 인간 매니저의 수입 구조는 어떨까? 현재 국내에서는 이 직업이 정식 직군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기업 단위의 계약직 또는 프리랜서 형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I 기반 엔터테인먼트 회사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일하며, 연봉은 경력과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차이가 크다.

초기 단계 매니저의 경우 연봉 3천만 원대부터 시작하지만, 유명 브랜드의 가상 인간을 관리하는 매니저는 연 7천만~1억 원 이상을 받기도 한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업 경험이 있거나, AI 모델 트레이닝 역량을 가진 인력은 ‘기획자+기술자’로서의 희소성이 인정받아 높은 보수를 받는다.

또한 이 분야는 NFT, 버추얼 공연, 실시간 AI 방송 시스템 등 새로운 산업 영역과 연결된다. 일부 프리랜서 매니저는 가상 인간의 이미지 권리를 기반으로 로열티를 받거나, 콘텐츠 판매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일하기도 한다. 즉, 단순한 월급제가 아니라 AI 캐릭터 IP(Intellectual Property) 비즈니스 모델이 수입의 핵심이 된다.

 

가상 인간 매니저의 미래 — 인간성과 기술의 경계를 잇는 직업

가상 인간 매니저는 단순한 기술직이 아니다. 이들은 디지털 세상 속 ‘인간의 감정’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AI 캐릭터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인간의 섬세한 감정과 사회적 맥락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가상 인간 매니저는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불어넣는 창의적 조율자 역할을 맡는다.

미래에는 더 많은 기업이 가상 인간을 브랜드 대변인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매니저의 역할도 확장된다. 가상 인간의 윤리적 표현을 검토하고, 정치적·사회적 논란을 예방하며, 다양한 언어권 팬들과의 소통을 관리하는 글로벌 매니지먼트 역량이 요구될 것이다.

또한 AI 발전과 함께 ‘AI 스스로 성장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면, 매니저는 단순 관리자가 아니라 AI 인격을 교육하고 진화시키는 코치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을 설계하는 직업이 바로 가상 인간 매니저다.